일기

180928

timeslip 2018. 9. 28. 18:49

0. 자신의 생각을 한번쯤은 텍스트로 남겨 두어야 한다던 트윗을 봤다 자신의 생각을 텍스트로 정리해서 논리적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거쳐야 한다고... 맨날 생각만 하고 남기는 것 없었던 나로써는 무척 인상 깊은 트윗이었기에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했다 평소에 별 생각도 없이 생각하던 것들을 막상 텍스트로 정리하려니 생각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평소에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을 글로 표현하는 일이 쉬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실행해 보니 굉장히 어려웠다) 앞으로 종종 텍스트로 정리하는 시간을 거쳐야겠다고 다짐했다

 

1. 사람은 누구나 약해지는 순간이 있고 그런 순간에서도 남들이 건들지 못할 자신만의 단단한 내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글을 보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게 무엇인지 만약 나에게도 그런 내면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형태를 띠고 내 안에 존재하는지? 나만의 내면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일단 현재의 나로써 답변하자면, 아직 난 나만의 내면을 갖지 못한 것 같다 나는 너무나 쉽게 흔들리고 남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아 버리기 때문에... 하지만 그런 내면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은 멈추지 않고 싶다 만약 그런 내면을 이미 가지고 있다면 그게 무엇인지 찾으려 끊임없이 애쓰고 싶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2. 나는 어떤 것이든 나에게 관한 것이라면 끊임없이 질문하려 애쓰고 있는데 (그것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하여) 현재 포커스는 '분노'이다 나를 화나게 만들고 짜증 나게 만드는 사소한 상황들 속에서 왜? 나는 왜 화가 날까? 나는 왜 이 상황이 불편하고 피하고만 싶은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기 위하여 애쓰고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그건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것들을 미워하는 것이다. 우리 자신 속에 없는 것들은 우리를 흥분시키지 않는다.  라는 헤르만 헤세의 말이 있다 요즘 이 구절을 보고 나를 돌아 보고 있는 중이다 과연 정말 그런지, 내 안에 있는 것들만이 나를 분노케 하는지 말이다 현재의 나로써 답변하자면, 아직 잘 모르겠다 정말 저게 내 안에 있기 때문에 나는 분노하는가? 이 말을 합리화 시키게 되면 날 분노하게 만드는 저것이 곧 나의 모습임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그것을 두려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계속 부정하고 싶어지는 것일지도... 아무튼 이 헤르만 헤세의 말에 관하여는 좀 더 오랜 시간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다


 

3. 인생 친구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종종 아니 자주 하게 된다 처음엔 언젠간 꼭 만나겠지 싶다가도 요즘은 평생 못 만나겠다 싶다 (타인이 문제가 아니라 본인의 인성이 파탄난 관계로) 어떤 친구와 가까워지면 그 친구의 결점만 보이기 시작해서 스스로도 혐오스럽다 좋은 점도 많을 텐데 괜히 단점만 부각돼 인식하게 되고 가까워질수록 자주 보고, 그 단점도 너무 자주 보여서 그 친구가 혐오스럽고 그 친구를 혐오하는 나도 혐오스럽게 느끼는... 이 굴레를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적당히 친하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며 유지하는 관계라면 서로 거리를 두고 예의도 지켜 상대방의 대한 환상(?)도 어느 정도 유지시킬 수 있는데, 가까워지면 아무래도 그런 모습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걸까? 아니면 정말 내 주변에 진짜 괜찮으며 나와 잘 맞을 수 있는 친구가 없는 걸까? 어떤 운명처럼 인생 친구는 만나자마자 느낌 같은게 오는걸까? 뭐 이런 시답지 않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언젠간 만날 인생 친구를 상상하며 매번 기대하고 설레한다) 내 인성이 파탄나 친구가 생기지 않는 건지, 아직 그런 친구를 만나지 못한 건지... 물론 후자이길 본인은 무척 바라고 있다 (ㅠㅠ)

 

3-1.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그 친구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면 정작 관심을 끊어버리는(?) 류의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나일 줄은 몰랐다... 타인을 대하는 태도나 내가 타인에게 정이 떨어지는 시기가 언제인가 찬찬히 돌아보니 놀랍게도 그 사람과 가까워질 때였다 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 요즘은 그런 관계가 가끔 있었다 그 친구가 나에게 딱히 관심 없는 태도를 취하거나 무뚝뚝하게 행동하면 괜히 더 치근덕대며 친해지려고 노력하는데 막상 그 친구가 내 호의를 받아들여 같이 치근덕대고 말도 자주 걸기 시작하면 괜히 귀찮고 화가 난다 인성파탄이네 물론 이건 때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관계가 많은 것 같아 걱정이다 역시 나의 인성이 문제인 걸까?

 

예전엔 나에게 별 관심 없고 무뚝뚝한 류의 친구들에게 내가 먼저 친해지려 매우매우 노력하지 않는다면 금방 연락이 끊길 관계들에게만 목을 메고 그 관계가 성사되지 않으면 무척 슬퍼하고 속상해하고 모두가 나와 친구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비관적인 태도로 인생을 살아갔던 시기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척 바보 같지만... 내가 꽂히는? 친구들은 모두 놀랍게도 나와는 별로 친해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는 친구들이었다 그렇다고 나에게 관심 있어 하는 친구들(몇 없지만)에게는 딱히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상황을 돌아봤을 때 아무래도 나는 관심 없어 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도대체 왜?) 이게 생각보다 감정 소비가 엄청 심하다 누가 이 관계에 목멘다고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오직 애정과 사랑으로 나만 노력하는 관계이므로 유지하려 애쓰는 당시는 신나서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되돌아 보면 현타...ㅎ만이 남는다 도대체 왜 이렇게 굴까 나는... 저번에 읽던 어떤 글에서 '쟤는 지 좋다는 애한테는 절대 관심 안 가져' 같은 대사를 읽었는데 그게 나였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꾸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제2의 나 같은 비극이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일어나지 않도록...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야지

 

 

 

아... 눈물난다 드디어 금요일이다! #@#$$@#%@$ 너무너무 신난다 아 주말에 뭐 하고 놀지 오늘부터 고민해 봐야겠당 미뤄둔 플로리다 프로젝트 꼭 오늘 봐야지 ㅠ.ㅠ